뉴스검색
뉴스

크게작게메일로보내기인쇄하기스크랩하기고객센터 문의하기


  • 굴림
  • 돋음
  • 바탕
  • 맑은고딕

윈도 Vista 또는 윈도우에 폰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 실적 악화 배경은?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09.11.04 04:04

 




'래미안' 브랜드로 잘 알려진 삼성물산 건설 부문 실적이 심상치 않다. 1분기에 단 한건의 토목공사도 수주하지 못했는가 하면 2, 3분기에도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 곡선을 그렸다. 건설 경기가 어렵다지만 현대건설, GS건설 실적이 순항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하향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국내 건설업계 대표주자 삼성물산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삼성물산이 짓고 있는 ‘버즈두바이’ 모습.

건설·상사 부문으로 나뉜 삼성물산 실적은 올 들어 급감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902억원으로 1000억원에도 못 미쳤고 매출도 2조4390억원에 그쳤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1분기에 수주한 대형프로젝트는 건축 부문 최저가 입찰공사에 처음으로 진출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 건설공사(1800억원)뿐이었다.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은 그야말로 '어닝 쇼크' 수준이었다. 2분기 영업이익은 77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3.7% 줄어드는가 하면 지난해 같은 기간(1051억원)과 비교해서도 무려 26%나 감소했다.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666억원을 기록해 전기 대비 14.5% 줄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무려 45%나 감소했다. 증권가 예상치인 949억원에 비해서도 부진한 수치다. 상사 부문이 선전했지만 건설 부문의 사업성 악화가 삼성물산 실적 부진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수주 감소 직격탄

삼성물산 건설 부문 실적이 하향세를 걷는 배경은 뭘까.

원인은 크게 2가지다. 첫째 삼성그룹 공사 수주가 확연히 줄었다. 건설 경기 침체로 민간 설비 투자가 줄면서 관계사 공사가 급감한 것. 지난해 상반기 관계사 수주액은 8619억원이었지만 올 상반기 1563억원으로 무려 80% 이상 줄었다. 분기당으로 보면 지난해 3000억원 정도였지만 올 들어 10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덩달아 올해 국내 건축 매출액도 감소했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 매출액에서 국내 건축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2006년 46%, 2007년 32%, 올 1분기 15%까지 낮아졌다. 삼성물산의 국내 건축 부문은 그룹 공사 비중이 높아 다른 공종 대비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공사 물량이 줄면 그만큼 실적도 급감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4분기부터는 삼성그룹 공사 물량이 늘어날 예정이다. 당장 삼성전자가 LCD 8세대 투자에 나서면 약 6000억원 규모 물량을 수주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준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삼성물산의 관계사 공사 수주액은 5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라며 "다만 내년에는 지난해 1조3000억원 수준을 초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기회복세를 감안해도 이런 흐름이 내년까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둘째 건설 경기 침체 타격을 입은 데다 그나마 호황이었던 국외 사업에선 득을 못 봤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올 상반기 신규 수주는 1조7000억원에 그쳤다. 박영도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외 시장은 주력 부문이 토목, 건축이었던 탓에 석유화학, 플랜트 등 국외 시장 호황 수혜를 덜 입었다"고 평가했다. 물론 4분기에는 삼성물산의 강점인 발전 분야에서 국외 수주가 기대된다.

삼성물산 실적 하향세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증권가에선 대체로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3분기까지 실적이 하향세였지만 4분기, 늦어도 내년에는 바닥을 치고 나아질 것이란 기대다. 당장 내년부터 카자흐스탄 발하쉬복합화력발전소를 비롯해 송도프로젝트, 용산개발사업 등이 예정돼 있다.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2011년 4월 착공 예정이며 송도복합개발사업은 올해 말 '인천 151타워' 착공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영업이익은 급감했지만 다른 대형건설사에 비해 부채, 미분양 규모가 작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올 2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부외부채는 PF대출잔액 9000억원, 재건축사업지원금 2조4000억원을 포함해 총 3조3000억원이다. 현대, 대우, GS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상위 5개사 평균치(6조원)의 56.4% 수준에 그친다. 또 미분양 주택 규모가 1000가구에 불과해 대손충당금 등 우발 비용 위험도 적은 편이다. 지난해 삼성물산의 순부채비율도 13.7%로 재무적으로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강신도시 직접개발사업 독 될 수도

하지만 여전히 위험요인은 산적해있다.

첫째, 올 5월 토지공사(현 토지주택공사)로부터 김포 한강신도시 사업용지(60~85㎡ 1730가구 건설 가능 부지)를 1915억원에 구입하면서 '자체 개발사업'을 시작했다. 그동안 삼성물산의 국내 주택사업 추진 방식을 보면 재개발·재건축 등 단순 도급이 주를 이뤘지만 자체사업 및 지분형 도급제로 점차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A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마진이 적은 도급사업을 꾸준히 했지만 수익성과 위험성이 모두 큰 직접 개발사업을 시작한 게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며 "성장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하겠지만 부담이 큰 PF 대출이 급증하고 경기침체로 분양이 잘 안되면 예상보다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물론 삼성물산 측 입장은 다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해진 가격에 용지를 사서 중소형 평형 위주로 아파트를 분양할 예정이라 리스크가 크지 않다"며 "직접개발사업 개념으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국외 이어 재개발·재건축 수주도 부진

둘째, 그나마 잘나갔던 국내 재개발·재건축 수주에도 위험요인이 감지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올 상반기 총 1조7135억원을 수주해 5대 대형건설사 중 최하위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54.6%나 감소했다. 1위 현대건설이 7조3577억원으로 순항한 것과 비교된다. 한동안 주요 수익원이었던 국내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다른 경쟁사들에 계속 밀리는 형국이다. 삼성건설이 상반기에 수주한 주요 사업은 동대문구 답십리 18구역 재개발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파크, 경인운하사업 정도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일명 MB 덕을 입은 '현대패밀리'들이 순항하고 있어 경쟁사에 밀리는 형국"이라며 "불경기에 몇 안되는 먹을거리 중 하나인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재개발사업 경쟁자가 많아지면 마진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이 부각되고 있지만 우리도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목표치 정도의 실적은 거뒀다"고 항변했다.

셋째, 건축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삼성물산의 국외 건설사업 역시 부진하다. 무엇보다 플랜트사업 분야가 약해 경제침체기에 위험관리가 어려웠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한동안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버즈두바이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세계 경기침체로 두바이 고급부동산시장이 위기를 겪었던 게 배경이었다. 두바이 정부가 지고 있는 외채와 과잉 공급된 부동산 등이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삼성물산은 중동사업을 지속할 예정이지만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 두바이 부동산 경기가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엔 삼성물산 건설 부문이 수주한 10억8000만달러의 두바이 '팜 주메이라 빌리지센터' 프로젝트가 두바이 부동산개발업체인 나킬의 계약해지로 전격 취소되기도 했다. 두바이 부동산시장이 어려워지자 나킬사도 자금난에 시달렸기 때문이었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지난해 말 이 사업을 단독 수주해 두바이에서 버즈두바이 이후 최대 수주 규모를 기록한바 있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이 뛰어든 사우디 리야드 신도시개발, UAE 원자력발전 등도 무산되거나 일정이 늦어지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증권가 모 애널리스트는 "버즈두바이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버즈두바이 자체의 상징성은 있지만 국외 수주 전체적으로 보면 현대건설에 밀리는 형국이라 향후 중동의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 모멘텀이 얼마나 잘 진행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29호(09.11.04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바일로 읽는 매일경제 '65+NATE/MagicN/Ez-I 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