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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인류학적 관점에서 경제 근본주의와 행복 신드롬을 다시 생각한다 [전문가가 권하는 청소년 책 18]
< 행복의 경제학 >
쓰지 신이치 지음, 장석진 옮김, 서해문집 펴냄, 2009년 10월, 9800원
뉴기니의 원주민들은 자신들에게 풍요한 자본주의 물자를 처음 선보인 선교사들의 비행기를 지금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전혀 사용될 수 없는 비행장과 심지어 관제탑까지 나무로 지어놓고 선교사를 기다린다. 그들의 종교와 풍요가 결합된 이 기이한 현상을 인류학자들은 '
카고 컬트'라고 부른다. 후에 장치와 도구에 지나치게 매몰된 과학에 대해서도 '카고 컬트 사이언스'라는 말을 붙이게 되었다. 쓰지 신이치의 < 행복의 경제학 > 은 지금 한국은 물론 사실상 전세계가
신자유주의와 함께 맞닥뜨리고 있는 경제 근본주의와 행복 신드롬에 대해서 인류학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그렇다. 지금 경제는 카고 컬트다. 쓰지 신이치는 '
슬로 라이프'라는 개념을 제시한 유명한 학자이자 저술가다.
행복이라는 질문은 종종 빠져나올 수 없는, "무엇이 행복인가?"라는 궁극적이며 형이상학적인 질문으로 청자나 화자를 빠뜨리는 위험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마케팅 사회에서 인간의 주체성마저 '소비적 주체'로, 그야말로 존재론적으로 타락의 길을 걸으며, 구조적으로는 행복과 점점 더 먼 존재로 향하고 있는 지금의 한국인, 그들이 자신의 삶을 잠깐이라도 되돌아볼 수 있는 길은 결국 책을 통하는 것밖에 없지 않은가. 쓰지 신이치는 경제 전쟁으로 지금의 현실을 이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 행복의 경제학 > 이라는 카페에서 잠시 수다를 떨고 가자고 우리를 초청한다. 삶이 힘들다 해도 차 한잔 마시면서, 어느 인류학자의 다른 세상에 대한 얘기를 잠깐 들어보지 못할 것은 없지 않은가.
우석훈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강사· < 88만원 세대 >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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